내 퇴직연금 DB·DC형, 급할 때 깨도 되는 경우



퇴직연금은 보통 만 55세가 지나야 받습니다.
제가 증권사 앱으로 DC형에 가입한 지 3년이 됐고, 지금은 수익률이 34%입니다.
급하다고 아무 때나 깨면 사유가 안 맞아 거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지금 실업 상태라 이리저리 돈 나올 곳을 찾다가 예전에 가입한 퇴직연금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는데, 가입 당시에는 신경 쓰지 않았던 조항들이 아주 많더군요.

오늘은 DB와 DC가 어떻게 다른지, 예외로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뭔지 적어 보겠습니다.

퇴직연금 조회 이미지
퇴직연금 조회

DB와 DC, 뭐가 다른가

퇴직연금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DB형

퇴직할 때 받을 금액이 미리 정해지는 방식입니다. 
회사가 돈을 운용하고, 투자에서 손해가 나도 회사가 부담합니다. 
임금이 많이 오르고, 오래 다닐 예정이면 이쪽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DC형

회사가 매년 정해진 돈을 내 계좌에 넣어 주면, 그 다음부터는 내가 운용합니다. 
잘 굴리면 많이 받고, 잘못 굴리면 적게 받습니다. 
임금 상승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거나, 임금피크제로 월급이 줄어들 예정이면 고려할 만합니다.
하지만, 잘 못 투자하면 깡통 차니 조심해야 합니다.
전 안전한 미국 나스닥100, S&P500에 투자했습니다.

중도인출도 다릅니다. 

DB는 보통 재직 중에 빼기 어렵습니다. 
DC와 IRP는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일부나 전액을 찾을 수 있습니다. 
DB는 회사 쪽 돈이라 근로자가 직접 빼갈 수 없고, DC와 IRP는 계좌가 본인 쪽에 있어서 심사를 통과하면 됩니다.

DB에서 DC로 바꿀 수 있는지는 회사 규약마다 다릅니다. 
인사팀이나 가입한 금융회사에 물어보는 게 확실합니다.

재직 중에 찾을 수 있는 경우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됩니다. 대략 이렇습니다.
  •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집을 살 때
  • 무주택자가 전세금이나 임차보증금을 마련할 때
  • 본인, 배우자, 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치료나 요양이 필요할 때
  • 파산선고나 개인회생 개시 결정을 받은 때
  • 천재지변으로 피해를 본 때
DC형은 퇴직연금 담보대출 원리금을 갚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무주택은 신청일 기준으로 봅니다. 
본인 명의 집이 없으면 되고, 배우자 명의 집이 있어도 본인 명의가 없으면 무주택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료비는 DC의 경우 연간 임금총액의 12.5%를 넘는 금액만 인출할 수 있는 조건이 붙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한도는 가입한 금융회사에 전화로 확인는게 정확합니다.
저도 최대한 알아본다고 했는데, 예외조항이 너무 많아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안 되는 경우

아래는 인출 안되는 사유입니다.
  • 결혼자금
  • 학자금
  • 사업자금
  • 생활비
내 돈처럼 느껴져도, 급하다고 이 명목으로 신청하면 거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건이 까다로운 편입니다.

나라에서 노후 대비를 위해 조건을 해지 및 인출 조건을 까다롭게 했다고 하는데, 그럴꺼면 좀 빨리 알려주지 왜 홍보를 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지인들에게 퇴직연금에 대해 물어보니,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습니다.

세금은 돈의 출처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계좌를 깨도 어떤 돈이냐에 따라 세금이 다릅니다.

회사가 넣은 적립금은 중도인출해도 퇴직소득으로 보고 퇴직소득세가 붙습니다. 
IRP에 본인이 넣고 세액공제를 받은 돈과 운용 수익은, 연금으로 받지 않고 중도에 찾으면 기타소득세 16.5%가 원천징수됩니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본인 납입액은 세금이 없습니다.

쉽게 말하면, 세금 혜택을 받은 돈은 중도에 찾으면 그 혜택을 돌려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원금이 깎이는 손실과는 다릅니다. 
받은 혜택을 반납하는 개념입니다.

연금으로 나누어 받으면 퇴직소득세가 줄고, 세액공제 받은 돈도 낮은 연금소득세율이 적용됩니다. 
중도인출은 그 혜택을 포기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퇴직금을 한 번에 받으면, 세금이 무척 많습니다.

하지만 퇴직연금으로 55세 이후에 나누어 인출하면, 세금으로 내야할 돈을 다시 투자해서 불릴 수 있고, 그 돈 마저 세금이 적게 붙으니 거의 복리이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금지연에 대한 부분은 너무 혜택이 많다고 국회에서 손 본다는데, 이건 좀 그레네요.  

급전이 필요하면 계좌를 깨기 전에 퇴직연금 담보대출이 되는지 먼저 물어보세요.
대출은 계좌를 유지하고, 인출은 적립금이 줄어듭니다. 
해지보다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신청은 이렇게

가입한 은행, 증권, 보험사 앱이나 지점에서 합니다. 
주택 구입이나 전세는 매매계약서나 임대차계약서, 의료비는 진단서와 영수증, 회생·파산은 법원 결정문이 필요합니다.

유형이 DB인지 DC인지부터 확인하고, 사유 서류를 갖춘 뒤에 금융회사에 한도를 물어보면 됩니다. 
저는 아직 이 계좌를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실업급여와는 별개라, 급하다고 이 돈을 먼저 깨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퇴직연금은 미국 401k를 참고해 만든 제도로 알고 있습니다. 
세금 혜택이 있고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데, 입사할 때 충분히 안내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직연금 수익률 이미지
퇴직연금 수익률


저는 49세에 퇴직연금에 대해 처음 자세히 알게 됐습니다. 
3년 동안 34% 수익률이라면, 제가 10년 더 빨리 했으면, 복리로 불어나 100%를 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앞으로 10년만 더 유지할 생각입니다.
당장 뺄 이유가 없고, 오래 유지할수록 이익이니까요.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노후 대비를 더 빨리 해서 좀 더 나은 노후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후회가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회사와 금융회사가 더 적극적으로 알려 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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